발길머무는 여행지

회룡포 - 물돌이동 : 경북 예천

창현마을 2006. 2. 17. 02:48

 

 

 

 

 

 

 

 

 

 

 

 

 

물줄기 감돌아 흘러가는 강마을… 물돌이동
하회마을, 동강의 사행천도 못따라 오는 비경

 

경북 예천의 회룡포(回龍浦)는 한반도 최고의 물돌이동이다.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乃城川) 물줄기가 한 바퀴 휘돌며 빚어낸 강 마을은 마치 학의 목줄기에 매달려 있는 듯 아슬아슬하다. 물줄기가 휘돌아 가는 경관만 따진다면 안동의 하회마을도 동강의 사행천도 명함을 내밀기 어렵다.

용궁면 비룡산(240m)에 있는 회룡대는 최고의 물돌이동을 감상할 수 있는 절묘한 포인트. 여기서 내려다보면 비경의 물돌이동을 사진 한 컷에 담을 수 있다. 요즘 같은 계절엔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들녘과 금빛으로 반짝이는 모래사장이 옥빛 강물과 황홀한 조화를 이룬다. 특히 아침 강안개가 걷힐 무렵엔 이만한 경치가 따로 없으니 도낏자루 썩는지 모를 정도다.

이렇게 회룡대에서 내려다보는 전망도 빼어나지만, 물돌이동 안에 자리잡은 회룡포마을을 직접 둘러보지 않을 수 없다. 회룡마을 강변길이 끝나는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마을을 갔다올 수 있다. 주민들이 ‘아르방다리’라 부르는 다리를 건너면 되지만 지난 여름 홍수 때 떠내려갔기 때문에 지금은 바지를 걷어올리고 강물을 건너야 한다. 수십 년 전까지 회룡포 주민들이 그랬던 것처럼. 만약 강물이 줄어들지 않았다면 개포면 우체국 앞에서 회룡포마을로 들어가는 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회룡포 마을은 9가구 15명의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전형적인 영남의 강변마을. 원래는 ‘의성포’라 불렸으나 물돌이동으로 유명해지면서 이웃 고을인 의성군에 가서 회룡포를 찾는 웃지 못할 일이 많아지자 얼마 전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다. 이곳 주민들은 주로 벼농사와 고추농사로 생계를 잇는다. 가을걷이 준비가 한창인 이즈음엔 들판만큼 넉넉한 인심도 만날 수 있어 좋다.
 


 
한편, 회룡포에서 용궁면으로 나가는 도중엔 별난 나무 한 그루를 만날 수 있다. 금원마을의 당산목으로서 수령이 500년쯤으로 추정되는 팽나무인데, 인간처럼 세금을 낸다. 버젓이 황목근(黃木根)이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 5월이면 누런 꽃을 피운다 하여 ‘황(黃)’씨 성을, 근본이 있는 나무라 해서 ‘목근(木根)’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마을 사람들이 쌀을 모아 마련한 마을의 공동 재산을 1939년에 이 팽나무 앞으로 등기 이전하면서 유래한 것이다.

황목근이 소유하고 있는 재산은 자신 주변의 논과 마을회관 땅 등을 합쳐 총 1만2899㎡에 이른다. 전국적으로 풍작을 이룬 올해엔 황목근의 논도 벼가 아주 잘 익었다. 2002년엔 1만300원, 2003년엔 1만690원의 토지종합세를 납부했고, 올해엔 1만1250원이 책정됐다. 오는 31일이 납부 마감일이지만 농사가 잘 되었으니 체납 걱정은 없다. 주민들은 농촌에서 이 정도 세금을 내면 그럭저럭 먹고 살 만한 수준이라고 귀띔한다.

황목근의 늠름한 풍채를 살펴본 뒤엔 내성천과 금천이 낙동강에 합류하는 삼강나루를 찾아가보자. 이곳은 단지 ‘세 개의 강이 만나는 곳’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나라의 대동맥인 낙동강을 따라 오르내리던 선비나 장꾼들은 삼강나루서 숨을 골랐고, 영남지방에서 백두대간을 넘어갈 때 새재를 택했을 경우엔 이 나루터에서 낙동강을 건너기도 했다.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부산에서 소금배가 올라왔던 곳이지만, 지금은 나룻배도 없어지고 뱃사공도 노를 놓고 떠났다.

뱃길도 끊긴 지 오래된 삼강나루엔 주막 한 채가 전설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다. 1300리 낙동강 중에서 유일하게 남은 허름한 주막. 그곳엔 60여년 전 시집오면서 주막을 시작했다는 유옥연(86) 할머니가 굽은 허리를 두드리며 아직도 손님을 맞이한다. 손님이래야 삼강마을 노인들뿐이지만, 그래도 옛 나그네처럼 “주모, 술 한잔 주소!” 하는 애교를 부린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최근 나루터 자리에 콘크리트 다리(삼강교)가 놓이면서 자연스럽던 세 강의 풍치는 사라졌고, 400년 묵은 회화나무 아래서 낙동강의 사연을 들려주던 소담스런 주막도 심한 부조화 속에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예천=글·사진 민병준 여행작가 sanmin@empal.com )

예천 회령포에서 만난 어린 연인들                                참조글: 두리친구님 여행기 
 

특별한 인연으로 만나 연인이 된 슬픈 사랑.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배경으로 KBS에서 방영되어 인기를 누렸던 드라마 <가을 동화>에 대한 단상이다. 주인공들의 유년기부터 청년시절까지 잔잔하게 화면 속에 펼쳐졌던 마을은 경북 예천군 용궁면 대은리와 향석리 의성포 마을로, 조용하던 이곳이 드라마 방영 이후 새로운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조용하고 작은 마을, 회룡포

‘회룡포’(‘의성포’라고도 함)는 경북 예천군 용궁면 대은리와 향석리에 자리잡고 있다.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이 비룡산을 끼고 한바퀴 되돌아서 흘러 나가는 ‘육지 속의 섬마을’로 맑은 물과 백사장이 어우러진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예천군이 ‘의성포’를 관광지로 지정하면서 의성군과 혼동되지 않게 하기 위해 ‘회룡포’라고 이름을 바꾸었다.

안동의 하회마을과 더불어 물돌이동(물이 육지를 돌아서 나갈 때 생기는 지형모양)으로 오프로드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여행지이다. 회룡포로 들어가는 가장 손쉬운 길은 회룡마을에서 차를 세우고 아르방다리를 건너가는 것이다. 차를 가지고 들어가려면 유일하게 육지와 연결된 도로인 개포면으로 돌아 들어가야 한다. 드라마 <가을 동화>의 초기장면(1~3회, 5회 일부)을 찍은 곳으로 은서와 준서의 어린 시절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현재 회룡포엔 9가구가 살고 있다. 회룡포 내에서 민박(대은2리 김병준씨댁 054-655-6551)도 가능하다.

어린 주인공들이 다니던 통학길-용궁읍

회룡마을에서 용궁읍으로 가는 길에 있는 기차선로와 도로는 어린 은서와 준서가 자전거를 타고 통학하던 길이기도 하고 어린시절 왠지 모르게 서로에게 이끌리던 감정을 표현하던 길이다. 이 길을 걸으며 해맑은 웃음으로 웃던 아이들을 생각하면 맑게 갠 하늘처럼 웃음이 피어날 것이다.
선로를 지나면 용궁시장. 이곳은 부모가 바뀐 은서가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기 시작하는 선술집인 ‘선산집’이 있는 곳이다. 용궁시장은 대표적인 재래시장으로 끝자리수 4, 9일마다 장이 열려 용궁진상미, 잡곡 등 각종 농산물이 출하되며, 특히 우시장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드라마의 학교 장면은 용궁 중학교 건물 내에서 촬영되었으며, 용궁초등학교의 별관과 공원에서도 일부 장면이 촬영되었다. 시골 작은 마을의 조용하고 평범한 학교가 드라마 촬영지가 되면서 이 마을을 찾는 외지인들이 꼭 들르는 명소가 되었다.

문의 : 예천군청 문화관광과 054-650-6394, 용궁면사무소 054-650-6609

주변 관광지

- 장안사와 회룡대
비룡산에는 숲 속 등산로와 산책코스가 있으며, 신라시대 운명 선사가 세운 천년 고찰인 장안사가 산중턱에 자리잡고 있다. 절을 끼고 산으로 240m를 올라가면 약수터를 지나 오른쪽으로 가파르게 산길이 나 있다. 그곳으로 올라가면 팔각정 전망대인 회룡대가 있다. 물돌이동의 진수를 볼 수 있는 전망대로, 의성포 마을의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1.6km 정도 더 가면 삼한시대부터 격전지로 유명한 원산성이 있으며, 주변에 많은 고분이 흩어져 있다.

교통정보

■ 승용차
중앙고속도로 서안동 IC에서 빠져 34번 국도를 따라 예천을 지나 문경방면으로 가다 보면 회룡포 6.5km 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회룡 마을의 길이 끝나는 곳의 삼거리에 차를 세우고 내성천 위로 난 아르방다리를 건너서 회룡포 마을로 들어갈 수 있다.
예천공항 054-653-9301/예천역 1544-7788/예천시외버스터미널 054-654-3798/예천 시내버스 054-654-4444 예천읍에서 용궁면 경유 향석 초등학교 앞 하차 후 도보로 15분 소요


경북 예천 의성포/내성천변엔 '주막'도

 

의성포 물도리동의 내성천
《물맛 좋기로 소문난 경북 예천(醴泉). 물줄기 세 개가 삼강리에서 만난다. 태백산에서 발원한 내성천, 죽월산(충북)의 금천, 그리고 안동댐을 지난 낙동강. ‘육지속의 섬’ 의성포 물도리동을 찾아 금빛 모래톱 비경에서 물놀이도 즐기고 삼강리 낙동강변 주막집에서 주안상도 받아 보자. 별미인 매운 오징어 불고기와 순대국도 맛보는 예천으로 여행을 떠난다.》

아침 7시. 해는 벌써 산위로 솟은 지 오래건만 무제봉(해발 195m·예천군 용궁면 향석리)에 세운 팔각정 회룡대 아래 의성포(경북 의성과 혼돈을 막기 위해 예천군청이 ‘회룡포’로 이름을 바꿨으나 주민들은 의성포로 그대로 부름)는 안개에 휩싸여 보이질 않는다. 여행자 서너명이 ‘가는 날이 장날’이라며 푸념만 늘어 놓다가 금방 자리를 떴다. 그리고 세 시간쯤 지났을까. 서서히 안개가 걷히며 의성포의 자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영락없는 섬이다. 동그랗게 돌출한 땅은 주변을 거의 한바퀴 휘감아 흐르는 내성천과 강변의 금빛 모래톱으로 둘러싸여 마치 ‘육지속의 섬’을 보는 듯 했다. 그 모래사장 위로 드리워진 푸른 강물. 그늘막만 갖춘다면 한여름 물놀이에 이만한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하회마을 카마(보다) 물이 더 마이(많이)돌아나가는 거 같데이.” 안동에서 왔다는 한 촌로. “이 나이 묵두룩(먹도록) 이래(이렇게) 기막힌 곳을 옆에 두고도 니나내나(너나 나나)와 몰랐노.” 비경에 들떠 내뱉는 말소리가 경탄에 가깝다.

감나무를 울창한 마을에는 경주 김씨 아홉가구가 함께 산다. 주변은 참깨와 고추밭 그리고 논. TV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은서와 준서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펼쳐진 이 곳에 하얀 백로 너댓마리가 유유히 날아와 물가에서 먹이사냥을 시작했다. 의성포의 아침 풍경. 평화로움 그 자체다.

 

      

여행정보수첩

자가운전
중앙고속도로 예천IC - 928번 지방도 - 예천 - 34번 국도 - 유천 - 개포 - 장안사 - 회룡포 전망대

대중교통
  □ 동서울 - 예천 = ㅂ일 13회 운행 (06:20~18:40). 3시간 소요, 요금: 1만 4100원
  □ 대구북부터미널 - 예천 = 1일 10회 운행, 1시간 20분소요, 요금: 7000원
  □ 예천 - 용궁 = 1일 10~20분 간격 운행 (06:47~22:30). 20분 소요, 요금: 1400원
  □ 용궁 - 장안사 (회룡포 전망대) = 택시요금 5000원, 예천 시외버스터미널 ☎ 054) 654-3798

숙박
회푱포마을 안에 향토민박 [ ☎ 054) 655-3973 ] 이 있고, 전망대 가는 길목의 강변에도 회룡포쉼터 [ ☎ 054) 655-9143 ] 등 민박집이 두어 곳 있다.  가격: 3~4인 가족 기준 3만원선

별미
용궁면의 단골식당 [ ☎ 054) 653-6126 ] 은 주인이 손수 재료를 구해와 만든 순대 맛이 좋다.  순대국밥 한그릇 3000원.  오징어불고기 1인분 5000원.  예천 읍내를 지날 땐 '전국을 달리는 청포집 [ ☎ 054) 655-0264 ] 의 청포묵을 빼놓을 수 없다.  청포정식 6000원, 탕평채 한 접시에 1만 3000원

참조
예천군 홈페이지 http://www.yecheon.go.kr,  용궁면사무소 [ ☎ 054) 650-6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