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화산 ; 옥천사

 

절 구경을 좋아하는 나에게 가장 좋아하는 절을 꼽으라면 고성에 있는 연화산 옥천사이다.

우리집에서 옥천사까지 약 20km 정도이기 때문에 아내와 함께 

일 년에 몇 차례 들러서 호젓한 숲속 길을 산책도 하고 절 구경도 하곤 하였다.

옥천사는 행정 구역이 고성군이지만 진주에서 가까운 탓에 진주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절이다.

그런데 칼럼을 쓰기 시작 한지 두 해가 되었건만 옥천사를 소개 하지 못하였다.

 

연화산은 작은 산이지만 옥천사가 있는 계곡은 어느 계곡에 못지 않는 아늑한 분위기가 있다.

산의 형상이 연꽃을 닮았다고 하여 이름이 연화산이라 하는데

옥천사에서 백련암-정상-청련암-옥천사를 한바퀴 돌아도 세시간이면 충분하다.

옥천사 부근은 숲이 좋아서 한 여름에도 서늘하여 여름철 피서지로도 그만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올라 가면 옥천사 까지 약 15분 정도 걸린다.

절 입구 까지 차를 가지고 올라 갈 수 있지만 그러면 절에 오는 의미가 없다.

물 소리 새소리를 들으면서 올라 가면 곳곳에 가족 단위의 피서객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옥천사는 신라 시대 의상 대사가 창건 하였다고 한다.

옥천사의 샘물은 이름 그대로 물 맛이 좋기로 소문이 났고 위장병 등에도 효험이 있다고 한다.

옥천사를 들어 서면 입구에 자방루라고 하는 큰 건물이 있어서 방문 객들을 압도한다.

흡사 성곽처럼 대웅전을 감싸고 있는 모습이 매우 특이하다.

자방루 왼편에 있는 조그마한 문으로 들어가면 대웅전이 있다.

 

 

대웅전 마당에 서면 정면에 대웅전이 있고 그 맞은 편에 자방루가 있다.

그리고 좌우에도 건물이 있어서 흡사 성(城) 속에 들어 온듯한 기분이 든다.

대웅전 건물은 임진왜란때 소실 되었는데 1657년 용성화상이 중창 하였다고 한다.

자방루가 웅장하게 보이는데 비하여 대웅전은 초라하게 보인다.

 

 

대웅전 아래에 있는 적묵당이라는 건물에서 해마다

사월 초파일이면 아내와 함께 줄을 서서 절밥을 먹곤 하였다.

사월 초파일날 절에 오신 분들과 어울려 줄을 서서 밥을 먹는게 무척 즐거운 추억이다.

얼마나 밥을 많이 하여야 그 많은 사람들을 다 먹일 수가 있을까?

사월 초파일에는 저 방문을 열고 마루에서 밥을 나누어 준다.

 

 

대웅전 좌 우에는 팔상전, 명부전, 나한전, 조사전, 등이 배치 되어 있다.

나는 옥천사에 오면 늘 찾아 가는 곳이 있다.

바로 조사전인데 이 조사전에는 옥천사를 창건하신

의상대사의 영정과 근대 한국불교의 큰 스님이신 청담 스님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나는 젊은 시절 (20대 초반) 우연하게 청담 스님이 쓰신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후일 내가 진주에 살게 되면서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청담 스님은 진주시 수정동에서 1902년 태어 나셨다.

오늘날 진주 산업대가 된 진주 농림 고등학교를 졸업 하시고 일본 유학을 하셨다.

학창 시절 진주 성내에 있는 호국사에 갔다가 불교와 인연을 맺게 되셨다고 한다.

마침내 26세에 출가하여 이곳 옥천사에서 머리를 깍고 스님이 되셨다.

옥천사 마당에는 청담 대종사의 사리탑이 있어서 스님의 큰 뜻을 알리고 있다.

사리탑 옆에는 청담스님의 생애에 대하여 자세한 설명이 있다.

나는 젊은 시절 청담 스님의 글을 읽고 얼마나 감동 하였는지 모른다.

나를 진주로 인도한 그 어떤 인연의 끈을 청담스님의 영정 앞에서 다시 생각해 본다.

 

 

옥천사 입구에는 유물을 전시하는 보장각이라는 전시관이 있다.

보장각은 2층 건물인데 보물 495호인 임자 명반자를 비롯한 많은 유물들이 전시 되어 있다.

 

 

옥천사에는 청련암과 백련암이라는 부속 암자가 300m 정도의 거리에 있다.

언젠가 텔레비젼에 청련암의 어린이들이 소개 된 일이 있다.

오갈데 없는 어린이들을 보호하고 공부 시키는 스님의 이야기를 듣고 감동한 일이 있다.

산책삼아 두 암자를 다 둘러 보아도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

옥천사에 가시는 분들에게 꼭 청련암과 백련암도 함께 들러 보시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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