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산 4
: 달마산 사진 모음 2
달마산(489m)은 생김이 참으로 기묘하다. 무려 8km나 일직선상으로 능선이 내리뻗었다. 그 주능선 양쪽으로는 짧고 촘촘하게 지능선을 내뻗어서, 지형도를 보면 영락없이 지네 형상이다. 그리고 장호 시인이 '요란하게 웅성거린다'고 묘사했던 무수한 암봉들로 연이어진다.
해남에서 남으로 13번 국도를 따라 30분 남짓 달리면 이 홀립한 암봉들로 장벽을 이룬 달마산 능선이 눈에 든다. 그 기이한 바위 능선의 총총히 붙어선 암봉들 사이를 비집고 길이 나 있다. 비록 같은 해남의 명산 두륜산의 이름이 높지만, 산행하는 재미만을 따지고 들면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달마산 산행은 대개 달마산 남족 미황사에서 시작해 주능선으로 오른 다음, 북진, 송호마을로 하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암릉의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남족 도솔봉부터 산행을 시작해야 한다.
종주의 기점인 송촌 마을은 13번 국도를 따라 남진하다가 월송리에서 우회전하면 된다. 그후 2km쯤 가면 도로변에 노송이 두어 그루 선 곳이 나오는데, 이곳이 월송리 송촌 마을 입구다. 소나무 옆에 승용차 두어 대를 댈 만한 곳이 있으며, 마을 안쪽 30m 지점의 마을회관 앞에 주차해도 된다.
마을회관 이후 달마산 암릉의 북쪽 끄트머리로 붙는 길을 찾아가기가 까다롭다. 우선 마을회관을 떠나 남쪽으로 뻗은 농로를 따라 10분쯤 가면 왼쪽(동쪽)으로 샛길이 나 있다. 이 샛길로 접어들어 송촌제1저수지 옆을 지나쳐 10분쯤 걸으면 작은 개울 건너 황량한 벌목지대가 펼쳐진다. 이 완경사 벌목지를 질러 오르면 표지리번이 여럿 매어져 있는 소로가 보인다.
이 소로로 접어들어 5분쯤 오르면 산중복을 가로지른 임도가 나온다. 이 임도로 일단 올라선 뒤 왼쪽(북쪽)으로 100m쯤 되는 지점의 언덕배기에서 오른쪽 절개면 위 숲속으로 등산로가 나 있다. 그후 30여분만에, 너덜지대 지나 달마산 주능선 위로 오르게 된다(송촌 마을서 약 50분 소요).
길은 오른쪽의 암릉 왼쪽 옆으로 슬쩍 돌아서 나 있다. 작은 암봉을 올라선 뒤는 제법 긴 억새능선이다. 저 멀리 꼭대기에 삐죽한 봉화대가 선 것이 달마산 상봉이다.
암봉을 하나 지날 때마다 고도는 불쑥불쑥 높아진다. 작은 암봉 두어 개를 지나면 오른손으로 일부러 밀어붙인 듯 넓고 늘씬한 억새능선이 또한 펼쳐진다. 그 뒤로는 길쭉길쭉한 암봉들이 줄을 이어 서 있다.
억새능선을 지나 한 길 남짓한 작은 바위들이 줄지어선 능선을 따라 걷다가 급경사를 잠시 쳐오르면 달마산 정상인 봉수대다. 복원해둔 봉수대에 서면 발 아래로 미황사와 동부도전 등, 달마산 서록 일대가 훤히 들여다뵌다. 또한 다도해쪽으로는 올망졸망 섬들이 떠 있는 전망이 일품이다.
정상의 봉수대를 출발, 오른쪽 아래로 촛대 같은 석주가 보이는 안부에 다다르면 오른쪽으로 미황사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암릉 우회로는 왼쪽으로 나 있다. 그러나 암벽 실력을 갖춘 이는 곧장 암릉 등날을 타도록 한다. 물론 위태로운 구간이 몇 있지만, 기암봉과 다도해, 두루뭉실 연이어진 야산 더미들이 어울린 풍경이 기막히다.
'불썬봉←문 바위→도솔봉' 이라 쓰인 팻말이 선 곳을 지나쳐 10m쯤 더 가면 삼각형의 바위굴을 지나는데, 이곳이 문바위다. 불썬봉은 이곳 사투리로 곧 '불을 켰던(썼던) 봉' 으로서, 봉화대가 선 상봉을 이르는 말이다.
하숫골재 입구에 이어 떡봉임을 알리는 팻말이 선 곳을 지나면 암릉산행은 사실상 끝이다. 저 앞으로 도솔봉쪽은 여전히 바위투성이지만 바위 지대 사이로 길이 나 있기 때문이다. 걷는 속도는 자연히 빨라진다.
아마득히 멀었던 도솔봉 정상 철탑 남쪽의 도로로 나설 즈음이면 대개 석양 무렵인데, 도로 직전 둔덕에서 뒤돌아보는 풍광이 아름답다. 도솔봉 서릉의 여러 기암봉에 황금햇살에 비추어 새긴 듯한 음영이 진다. 도로 이후 도솔봉~땅끝간 육산 능선은 가시덩굴 투성이고 경관도 볼 것이 없어 대개 생략한다.
송촌 마을~봉화대(정상)~도솔봉에 이르는 종주에는 7시간쯤 걸린다. 도중에 길이 헷갈 것을 감안해 아침 8시 이전에 산행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안개 낀 날은 길을 잃지 않도록 주의한다.
크게 보아서는 진행 방향이 남서지만 암봉을 이리저리 감돌아 길이 나 있는 구간도 적지 않으므로 헷갈리기 쉽다. 산중에 금샘, 큰금샘 등의 샘이 있으나 찾기 어렵고 식수로 삼기도 어려우므로 물은 미리 준비한다.(월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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