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운 섶다리마을 ; 영월 주천 (3)
영월은 강으로 둘러싸인 마을이다.
흥정계곡에서 내려온 평창강이 평창 지나 영월 서면에서, 태기산 자락에서 발원한 주천강을 만나 서강을 이루고, 서강은 영월읍에서 동강을 만나 남한강으로 흘러든다.
주천강·평창강이 함께 굽이쳐 흐르는 주천면 사람들은 그래서 주천강을 앞강이라 부르고, 서강(평창강)을 뒷강, 동강은 옆강으로 부르며 수려한 강마을임을 자부한다.
섶다리가 걸린 강 풍경이 그윽한 주천을 경유하는 짧은 여행길을 떠나본다.
도원리·무릉리·운학리·법흥리 …. 영월 서쪽 주천·수주면 일대 마을 이름들은 선계를 떠올리게 한다.
주천이란 이름도 마찬가지다. ‘술 주’, ‘샘 천’의 주천이다. 술이 나오는 샘이 있었다 한다.
양반이 가면 약주가 나오고, 천민이 가면 탁주가 나왔다. 한 천민이 양반 옷을 걸치고 술샘을 찾았으나, 계속 탁주만 나왔다.
화가 나서 샘을 부수자 술은 끊기고 물만 흘러나왔다고 한다.
주천1교(구교) 옆, 빙허루가 올라앉은 망산 밑 주천강변 바위자락에 이 술샘 자리가 있다.
술샘 옆이 배터거리다. 왜정 때 시멘트다리가 놓이기 전까지 신일리~주천리를 오가던 나루터다.
조선 때 원주에 새 관찰사가 부임하면 먼저 장릉(단종의 묘소) 참배길에 올랐는데, 이곳에서 주천강을 건너야 했다 한다.
숙종 때(1699년) 참배길에 오른 신임 관찰사를 위해 주천리·신일리 주민들은 각각 섶다리를 하나씩 놓아 나란히 쌍섶다리를 만들어 가마를 건너게 했다고.
관찰사 일행은 돌아오는 길에 술과 음식으로 잔치를 베풀어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한다.
이후 쌍섶다리 놓기가 마을의 연례행사로 되어 한동안 전해지다 명맥이 끊겼다.
1985년 강원도 민속놀이 경연대회에서 쌍다리놀이가 재현돼 우수상을 받으며 다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이 쌍섶다리를 처음으로 옛 모습 그대로 재현하는 행사가 신일리~주천리 사이 제2주천교 아래서 벌어져 볼거리를 선사한다.
‘Y자’형 나무(참나무·물푸레나무 등)들을 구해 다릿발로 쓰고, 낙엽송으로 상판을 만든 뒤 솔가지를 얹고 흙을 덮어 50m짜리 섶다리 두 개를 만든다. 못은 쓰지 않고 짜맞춘다.
다리를 놓는 공사가 벌어지고, 사물놀이팀·노부부·신랑신부와 지게 지고 소쿠리 인 부부, 산타클로스 등이 다리를 오가는 행사를 펼친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 여름 떠내려간 이후 다시놓을 계획이 없는 것 같다고 판운리 주민분이 귀뜀을 해주신다.
판운리 섶다리는 올해도 지난여름 여지없이 많은 비에 떠내려갔고 가을철 비수기에 접어들어
새로이 놓기로 했다 한다.
마침 가는 날이 장날이라 했던가...... 섶다리를 새로이 놓느라 분주한 모습만 보고 아쉬움을 달랠
수 밖에 없었다.
다리를 놓으시는 주민분한테 물었더니 저녁나절이면 다 놓은 다리를 볼 수있다 했는데,
여정상 자리를 뜰 수밖에 없었다.......
기존에 놓였던 다리만 떠내려간 것이 아니라 건너편 간이화장실 등 모든 주변 시설들이 지난여름철 많은 비에 몽땅 떠내려가고 없었다.
...............양지방이올
기존 섶다리 전경
다리가 있던 자리는 흔적도 없다
새로이 놓을 다릿발과 위에 덮을 잣나무 섶
다릿발 만드는 목재들
보고있으려니 놓는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한켠에선 작업하는 분들의 음식준비에 여념이 없다
다릿발위에 얹어놓는 목재들 - 낙엽송이다
섶다리가 놓여지는 주변 강가에는 억새가 장관이다
'바람따라서 훌쩍 떠나는 테마여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암마을 - 한반도 모습의 지형 (0) | 2006.11.14 |
---|---|
[한강을 걷다](15) 가탄마을·번평마을·수동마을 (0) | 2006.11.08 |
섬진강에 줄배가 오가는 모습이 그립습니다. (0) | 2006.11.02 |
서만이 강 주변과 찐빵마을 황둔 (0) | 2006.11.02 |
[영월 선암마을] 한반도속의 한반도 닮고 또 닮았구나 (0) | 2006.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