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따라서 훌쩍 떠나는 테마여정

남도는 가을축제 '물결'

창현마을 2006. 9. 14. 13:35

 

 

 

남도는 가을축제 '물결'

 

 

전어축제·목화축제·꽃무릇축제·심청축제·억새제 등 줄이어

 

 

반가운 계절, 고마운 가을이다. 언제쯤이면 아무런 세상 근심 털어내고 고운 가을빛에 푹 빠져볼 수 있을까. 우리네 삶이 바쁘고 지칠 때마다 맘 편히 기댈 수 있는 것은 자연. 올 가을, 그 자연에 기대어 가을빛에 푹 빠져보자.

근사한 그 무언가가 없어도 길을 달린다는 남도로 향하는 것만으로도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할 수 있지 않는가. 게다가 남도엔 가을축제 한마당도 펼쳐진다. 지난 9일과 10일 ‘목포은빛갈치축제’로 시작된 남도의 가을축제는 이번 주말 전어와 목화, 꽃무릇으로 이어진다.

‘가을전어’ 찾아 광양으로

▲ 지금이 제 철인 전어회와 전어구이
ⓒ 이돈삼
전어는 역시 가을이 제철이라고 했다. 여름 내내 각종 플랑크톤과 유기물을 먹은 전어는 가을에 20㎝까지 자라 지방질이 많고 뼈가 부드러워 최고의 맛을 뽐내기 때문이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전어로 유명한 전라남도 광양시 진월면 망덕포구 일대는 전어회와 구이를 맛보려는 식도락가들이 몰려든다. 올해도 어김없이 전국에서 전어맛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은 조선시대부터 전어 잡이가 주요 소득원이었다. 예부터 전어는 어디서도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맛을 뽐내 진상품으로 쓰였다. 전어회는 비린내가 없으며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것이 특징. 구이는 은은한 향과 함께 육질이 부드러워 입맛을 돋우는 별미다. 특히 ‘가을전어 머리에는 깨가 서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고소해서 버릴 것 하나 없다.

전어축제는 광양 망덕포구 일대에서 15일부터 사흘 동안 열린다. 15일 오후 6시 바지선에서 열리는 한밤의 음악회를 시작으로 16일 노젓기대회, 전어잡이노래 시연, 평양민속예술단 공연, 전어비빔밥 만들기 및 시식회 등이 이어진다. 17일에는 전어 사생대회, 전어 썰기, 전어요리 설명회 및 시식회, 불꽃놀이 등이 펼쳐진다. 두 척의 전어잡이 돛배와 그물을 배경으로 한 무료 사진촬영 세트장도 운영한다.

행사장 인근 음식점에서는 짭짤한 갯내음과 함께 씹는 맛과 감칠맛이 일품인 전어회, 그리고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만든다’는 구수한 전어구이, 미나리와 오이, 깻잎 등과 함께 맛을 내는 매콤새콤한 전어회무침 등 다양한 전어요리도 맛볼 수 있어 광양은 식도락가들의 가을여행 코스로 안성맞춤이다.

☞문의-광양시 문화홍보담당관실(☎ 061-797-2731)

추억속의 꽃 목화를 찾아서

▲ 아련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목화꽃길
ⓒ 이돈삼
아이들은 책에서만 보았던 신기한 꽃, 어른들에겐 반가운 추억속의 꽃이 바로 목화다. 목화는 고려시대 원나라에 갔던 문익점이 붓대롱 속에 씨를 숨겨 들여왔다는 이야기로 널리 알려져 있다.

목화는 그로부터 오랜 세월 귀한 대접을 받았다. 옷감의 소재가 되기도 하고 시골집의 정원수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1970년대부터 수입 원면과 화학섬유에 밀려 재배면적이 줄더니 80년대 이후엔 구경조차 어렵게 됐다.

목화꽃이 진 다음 열리는 다래도 떨떠름하기도 하고 달큼하기도 한 그 맛으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다. 이 목화를 곡성 겸면천 뚝방길에 가면 맘껏 볼 수 있다. 뚝방길을 따라 목화가 지천으로 피어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호남고속국도 옥과나들목에서 순창·곡성방면으로 3㎞만 가면 있다.

원두막이 군데군데 설치돼 있어 강바람을 맞으며 목화를 감상할 수 있다. 둔치에는 또 목화와 기장 등 토속농작물과 코스모스, 금낭화 등 야생화가 만발한 목화공원이 있다. 조롱박터널도 볼거리. 목화의 파종에서부터 솜 생산까지의 과정을 한눈에 보고 목화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전시관도 들어서 있다.

겸면목화축제는 이곳에서 16·17일 이틀 동안 열린다. 베를 짜고 물래도 체험할 수 있으며, 목화화분과 목화씨, 솜도 살 수 있다. 사물놀이와 전통무용, 창작예술단 공연과 목화가요제도 볼 수 있다. 추억의 소달구지 타기, 옛 농작업, 짚풀공예, 토피어리, 천연비누 만들기 등 체험거리도 푸짐하다.

☞문의-곡성군 겸면사무소(☎ 061-363-1031)

애절한 사연 담은 꽃무릇을 찾아

▲ 애절한 사랑으로 대변되는 상사화(영광 불갑사)
ⓒ 영광군
잎이 있을 때는 꽃이 없고, 꽃이 필 때는 잎이 없어 꽃과 잎이 영원히 만날 수 없다는 꽃 상사화(꽃무릇). 하여 잎은 꽃을, 꽃은 잎을 서로 그리워한다는 애절한 사연을 담고 있다. 이 상사화를 주제로 한 축제는 영광 불갑사와 함평 용천사에서 열린다.

15일부터 이틀 동안 영광 불갑사에서 열리는 상사화축제는 전국 최대의 군락지인 불갑산 상사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불갑면민의 날 행사와 함께 마련된다. 상사화꽃 전시, 불갑산 등산대회, 전통민속놀이가 준비된다.

함평 용천사 꽃무릇공원에서는 16일부터 이틀 동안 열린다. 사물놀이, 스포츠댄스, 신민요·창작무용 공연, 경찰악대 산사음악회 등이 마련된다.

☞문의-영광군 불갑면사무소(☎ 061-350-5931)
함평군 해보면사무소(☎ 061-320-3349)

코스모스와 억새를 배경으로

▲ 섬진강변 심청축제 행사장에 활짝 핀 코스모스
ⓒ 곡성군
이밖에도 곡성 섬진강자연생태공원에선 28일부터 나흘 동안 심청축제를 연다. ‘효와 환경이 미래를 연다’를 주제로 열리는 심청축제는 효녀심청 전국어린이 예술공모전, 효녀심청 어린이 사생대회, 심청 마당극, 오산 난타공연과 효녀심청가요제, 효가족 노래자랑, 심청골 한마음음악회 등이 마련된다.

장흥 천관산에선 30일부터 이틀 동안 억새제를 연다. 억새제례, 우리가락 놀이마당, 판소리한마당, 억새아가씨 선발대회가 마련된다. 전국 어디서나 억새의 아름다운 자태를 볼 수 있지만 다도해의 풍광과 기암괴석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천관산은 최고의 억새 명소로 꼽힌다.

☞문의-곡성군 관광홍보과(☎ 061-360-8465)
장흥군 문화관광과(☎ 061-863-2509)

▲ 천관산의 억새
ⓒ 장흥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