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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을 걷다] - 한강의 발원지 어디인가

창현마을 2006. 9. 12. 01:56

 

 

 

[한강을 걷다]

 

                          -   한강의 발원지 어디인가

 

한강의 발원지는 지리적 관점에서 보자면 1987년 국립지리원에서 물길의 길이를 측정한 결과 금대봉 아래인 태백시 창죽동 산 1-1번지의 검용소(儉龍沼)이다.

 

 

그러나 문화적 관점에서 보자면 오대산의 서대에 있는 작은 샘인 우통수(사진)로 보는 것이 옳지 싶다.

 

 

우통수의 존재를 처음 기록으로 남긴 것은 ‘삼국유사’이며 고려와 조선을 거치며 만들어진 지리서나 문인들의 시와 기문에도 우통수는 한강이 시작되는 샘으로 혹은 차를 달이는데 더 없이 훌륭한 물로 꼽히고 있으니 말이다.


더구나 ‘삼국유사’에 따르면 우통수 곁에는 이미 수정암이라는 암자가 있었으며 신라 신문왕의 아들인 보천과 효명 태자가 태화(太和) 원년에 입산했다고 했으니 그 해는 647년이 된다. 그때부터 두 왕자는 우통수의 물을 길어서 차를 달여 문수보살에게 공양했다고 전한다.

 

 

 이번 한강기행을 인문지리적인 내용으로 다룰 것이지만 나의 성향이나 관점은 검용소보다 우통수에 더 치우쳐 있다. 산다는 것이 어찌 한 가지 답만을 가지고 살 수 있을까. 이렇듯 나에게는 한강의 시작이 검용소와 우통수 두 곳이지만 당신이 치르는 시험문제에서 한강의 발원지가 어디냐고 물으면 반드시 검용소라고 써야 할 것이다.

우통수로 오르는 길은 쉽게 찾을 수 없다. 상원사 주차장에 자동차를 세우고 500m가량 오르면 절 마당으로 올라가는 돌계단을 만난다.

 

 

 

그것을 지나쳐 중대 사자암 방향으로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큰 길을 따라 300m 남짓 걸으면 계류를 건너는 짧은 시멘트 다리를 하나 만난다. 그 다리를 건너자마자

왼쪽 숲을 골똘히 들여다보면 길인 듯, 아닌 듯한 오솔길을 만날 수 있다.

 

 

그곳이 우통수와 염불암으로 오르는 길이다. 처음 초입을 제대로 찾아 들었으면 다른 길로 어긋날 염려가 없는 외길이다.

 

하지만 이정표조차 없으니 무턱대고 오르는 수밖에 없다. 오르는 길은 10분 정도가 힘들며 5분은 편안하다. 중간에 작은 샘이 하나 있으며 그렇게 40분 남짓이면 우통수와 만날 수 있다.

예전에는 수정암이라 불렸던 염불암은 요즘 보기 드문 너와지붕을 하고 있다.

 

 

불과 30~40년 전만 하더라도 오대산의 산중암자들은 대개 너와지붕이었지만 이제 서대 염불암만이 그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암자에는 스님 한 분만이 정진하고 있으며 무량수불을 주불로 모시며 일만의 대세지보살이 암자에 계신다고 전한다.

 

 

최근 들어 암자의 앞면은 수리를 한 듯 깨끗해졌다. 그곳에 서서 바라보는 정경은 두고두고 잊히지 않을 것이다.

〈이지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