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천(天)·지(地)로 `탈 열대야'
`순수(純水·pure
water)'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제천나들목-영월-정선길을 지나면 태백에 도착한다.
시가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열대야 없는 태백으로 주말여행'이라는 배너기, 해발고도 700m 이상의 고원도시 태백은
실제로 `열대야'를 몰랐다.
한 낮 더위에도 그늘만 찾으면 시원하다.
한강물의 발원지 `검룡소'를 찾아가기
전날, 태백고원자연휴양림에서 1박할 것을 추천한다.
금광골에 위치한 이 휴양림은 13개의 객실을 갖춘 산림문화휴양관과 10평형
숲속의집 8동, 7평형 숲속의집 4동 등으로 구성됐다.
새소리와 물소리만 고요한 산속의 적막을 깨는 이 곳을
별(☆)천(天)지(地)라고 부르고 싶다.
하늘에는 별이 쏟아지고, 가족·연인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비비큐 파티를 하는 모습이
평화롭다.
“현재는 8월21일까지 예약이 다 돼 있으니, 예약하려면 그 이후로 날짜를 잡아야 한다”는 휴양림 직원의 말처럼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방을 구하기 어렵다.
휴양림을 미처 예약하지 못했다면, 태백산 등산로 매표소 입구의 민박촌을 이용해도 백두대간
태백산 정기를 품을 수 있다.
이튿날에는 가족들과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인 검룡소를 찾아간다.
검룡소는 514km
한강 발원지로서의 상징성을 충분히 보유한 신비스러운 곳이었다.
특히 한강에 사는 이상 생명체를 다룬 영화 `괴물'이 흥행하면서
한강물의 발원지인 이 곳을 찾는 사람또한 부쩍 늘었다.
관광지 자체의 어트렉션(attraction)이 크다기 보다는 의미를 알
수록 빠져드는 곳이다.
등산화 등 장비도 굳이 필요없고, 20여분 걸어가는 등산로가 평탄해 어린아이들을 둔 가족들이 많이 찾는다.
하늘다람쥐 기린초 갈퀴현호색 산까치 개불알꽃 등 수많은 야생동식물들을 접할 수 있다.
검룡소에 도착했지만, 쉽게
찾지 못했다. 멋지게 기울어진 암반 위를 올라가야 그곳에 숨어있는 검룡소를 만날 수 있다.
못 주위에 다가가면 왠지 모를
신령스런 기운이 느껴진다. 수많은 전설과 이름에서부터 비범함이 느껴지는 그곳은 분명 신성함을 선사하고 있다.
검룡소는
생각했던 것 만큼 작은 샘물이 아니었다. 용이 물 속에서 솟구치듯 샘이 솟는데, 하루 용출량이 무려 1~2톤이나 된다고 전해진다.
물이 솟아올라 바위 암반을 미끌어지듯 쏜살같이 달려나가는 모습이 상쾌하다. 웬만한 샘이라면 엄두도 못 낼 어마어마한
양. 수많은 물을 토해내는 이 곳에서 반도 최대의 유역을 부양하고 있는 셈이다.
이 물의 모든 수혜자들이 바로 서울시민들과 한강
유역 주민들이다.
검룡소 아래쪽은 오랜 세월동안 흐른 물줄기 때문에 깊이 1.5m, 넓이 1~2m 정도의 암반이 폭 파여서 물이
흐르는데, 서해안에서 물길을 거슬러 올라온 이무기가 용이 되기 위해 몸부림 친 자국이라는 전설에 걸맞게 하얗게 부서지는 폭포수가 요동치고 있다.
검룡소 바로 아래는 길이 20m, 폭 1m의 아담한 폭포를 형성했다. 못을 지키고 있는 듯한 개구리 모양의 바위도
이채롭다. 흔히 물을 인생에 비유하곤 한다.
금방 탯줄을 자르고 나온 것 같은 시원하고 정갈한 저 물이 1,300리
한강길을 거쳐 국토의 구석구석을 돌아 서해로 흘러가는동안 얼마나 험난한 여정을 보낼까. 명상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이 물은
정선의 골지천, 조양강, 영월의 동강, 단양, 충주, 여주로 흘러 경기도 양수리에서 임진강과 합류한 뒤 서해로 흘러간다고 알려지고 있다.
검룡소의 물은 한여름에도 발이 시리다. 시리다 못해 `찌릿찌릿' 저리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사계절 9℃ 정도로 냉랭한
물에 성인들도 맨발을 담그면 3~5분을 버티기 힘들다.
호기심에 발을 담그던 어린아이들과 가족들의 표정이 이내 고통스럽게 변할
정도로 물이 차다. 그러나 검룡소로 가는 등산로 입구의 하천은 물길이 바뀐 탓인지 말라 있다. 지난 6일 이 곳에서는 깨끗한
물을 마시며 검룡소의 의미와 소중함을 되새기는 한강대제가 열렸다.
검룡소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인근 고원자생식물원에서
들판을 노란 색으로 수놓는 해바라기 축제를 8월30일까지 접할 수 있다.
3.5㎞의 탐방로를 산책하면 울창한 수목과 다양한
꽃들을 만나게 된다. 사진전시회, 양귀비꽃 전시 등도 함께 진행된다.
태백관광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삼척으로 이동해 동양 최대의 석회동굴
환선굴과, 맹방해수욕장 등 해변 여행을 거쳐 동해IC를 통해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돌아오는 코스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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