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주변의 산 6 - 곡달산
고향주변의 산 6 - 곡달산
경기 가평 설악면에 위치한 곡달산(628m)은 산세가 부드럽고 울창한 숲과 맑은 물이 조화를 이루는 산행지이다. 능선을 따라 6개의 암봉을 오르내리게 되는데 암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에는 진달래, 철쭉, 노송, 암봉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위험구간이 없어 겨울산행지로도 각광받고있는 산이다.
곡달산 산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능선으로 이어지므로 산행에 앞서
식수를 준비해야 한다. 식수는 탐선고개 휴게소에서 준비한다.
곡달산의 정상에 이르기 위해서는 6개의 암봉을 넘어야 한다. 높이는
630m로 낮은 편인데 봉우리가 많지만 산행 시간은 그리 많이 걸리지 않는다.임도가 생긴 곳에는 바로 앞의 절개지로 등산로가 계속 연결된다.
새로운 봉우리의 출현은 산행을 즐겁게 만든다. 험난한 산은 그 나름대로의 멋을, 곡달산과 같이 오밀조밀한 산은 또 그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다.
정상에서면 탁 트인 시야에 통방산, 유명산, 용문산, 수리산 등이
눈에 들어온다.
곡달산은 최근에서야 비로소 등산객들에게 알려진 산이다. 이곳에서 10km 정도 떨어진 유명산에 가려 있었던 것. 산의
규모도 작긴 하지만 뒤늦게 알려진 까닭에 등산로가 적은 듯하다. 곡달산은 능선 산행이 주를 이룬다. 낮은 높이에 대부분 평탄한 지형.
한우재 고개 또는 탐선 고개를 산행기점으로 삼으면 된다. 곡달산의
능선은 북에서 남으로 거의 일직선상에 있다.
▶ 솔고개 - 정상 - 한우재 코스
곡달산 등산은 솔고개 산촌식당(031-584-4208)이 시발점이다.
콩나물국밥(4,000원)이 전문이어서 이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산행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식수도 식당에서 준비하면 된다. 식당 오른쪽 숲속 산길로 들어서서
300m 가량 오르면 안부에 닿는다. 안부를 지나 150m 거리에 이르러 오른쪽으로 휘어져 무덤이 있는 펑퍼짐한 능선으로 오른다. 무덤을 지나
부드러운 봉우리를 넘어서서 안부로 내려선 다음 300m 가량 오르면 지형도 상의 338.8m봉에 닿는다.
이어 상수리나무와 진달래나무가 숲터널을 이룬 능선을 타고 15분
올라가면 온통 소나무로 뒤덮인 암봉인 제1봉으로 올라선다.
제1봉에 오르기만 해도 조망이 매우 좋다. 북으로는 37번 국도가 숨어들고
청평호반과 호명산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광이 발목을 잡는다. 동쪽으로는 설악면 소재지 신천리가 멀리 장락산과 함께 시야에
들어온다.
제1봉을 내려서면 10m 높이 바위가 진땀을 빼게 한다. 다행이
손잡을 곳과 발디딜 곳이 있어 조심만 하면 초심자도 어렵지 않게 내려설 수 있다. 10m 바위를 내려선 다음, 급경사 길을 7~8분 올라가면
지형도 상에 547m봉으로 되어 있는 제2봉을 밟는다.
이 역시 서쪽 아래로 갂아지른 절벽을 이루며 노송들이 자라고 있어 한
폭 그림 속에 파묻힌 기분이 든다. 제2봉을 내려서면 철쭉군락 사이 펑퍼짐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서쪽 아래로는 연두빛 카페트를 깔아 놓은 듯한
골프장이 내려다보인다.
철쭉군락지를 빠져나오면 제3봉으로 올라선다. 곡달산 정상이 보이기 시작하는 제3봉을 내려서서 5분 거리에 이르면
제4봉이다.
제4봉을 내려서서 상수리나무 숲길을 따라 4~5분 가면 제5봉을
넘는다. 제5봉을 뒤로하고 서쪽 아래가 단애를 이룬 바윗길을 따라 7~8분 오르면 남쪽으로 시야가 트이는 정상이다.
다섯 개 봉우리를 넘는
곡달산 산행은 무척 재미있다.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를 걷는 시간이 5분밖에 되지 않는 데다 봉우리 마다 독특한 풍경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정상에는 설악파출소(031-584-7112)가 세운 안내판이 있다.
아름다운 산세만큼이나 조망도 일품이다. 동으로는 장락산, 널미재, 봉미산이 하늘금을 이룬다. 남동쪽으로는 이 산의 모산인 촉산과 용문산을
비롯해서 오비산, 유명산, 중미산, 통방산이 광활하게 펼쳐진다.
하산은 남쪽 한우재 마을과 남서쪽 금강사로 내려가는 두 코스가 있다.
한우재 마을 하산길은 온통 수림으로 뒤덮여 시야가 트이지 않지만, 청평행 버스를 쉽게 탈 수 있다.
금강사로 내려서면 수입리 방면 조망을
즐기게 되지만, 한우재로 걸어나오는 오르막 도로에서 지치게 된다.
정상에서 남서릉으로 10분 내려서면 노문리와 수입리 방면 벽계천(일명
청다락골)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바위에 닿는다. 고동산과 화야산이 마주보이고, 배치고갯길이 실낱처럼 보인다. 수입리 방면 멀리로는 북한강
건너 문안산과 백봉 능선도 눈에 들어온다.
전망바위를 내려서는 급경사 바위길이 다소 위험하다. 약 50m 높이
급경사 바위를 내려선 다음, 10분 더 내려서면 오른쪽 너덜지대 사면으로 이어진다. 너덜지대를 5분 정도 내려선 다음, 계류를 따라 5분 거리에
이르면 금강사에 닿는다.
이 절은 86년 4월 동자승이 쓰레기를 태우다가 불이 나면서 절
건물이 모두 태워버려 지금은 민가처럼 변해있다. 파란 지붕을 인 요사채를 지나면 법당 아래에 석간수가 나오는데, 물맛이 좋다. 금강사에서
오솔길을 따라 10분 내려오면 한우재에서 노문리 방면 골프장으로 가는 포장도로에 닿는다. 도로에서 동쪽 오르막 도로를 따라 30분 나오면 한우재
고갯마루다. 골프장 안내판이 있다.
○ 곡달계곡
용문산과 유명산에서 시작되는 길이 20km나 되는 이 계곡은 일명
청다락계곡이라 부른다. 바위 사이로 흐르는 깨끗한 냇물은 소를 이루며 통방산 자락을 휘감고 흐르다가 양평군 서종면 노문리 벽계천으로 이어져
북한강 팔당댐으로 흘러든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서울 근교에서 보기드문 청정계곡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주변에 유원지와 골프장이 생기고 전원
주택단지들이 들어서면서 오염이 가속화되고 있다.
○ 이항로 선생 생가
한우재에서 내려와 승용차편으로 서울로 올 경우 클럽200 골프장을
기로질러 영천 다락재를 넘어 노문리를 거쳐 양수리로 나갈 수 있다. 노문리에는 조선조 말의 성리학자인 이항로(1792~1868) 선생의
생가(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05호)가 있다.
순조 8년(1808년) 한성시(漢城試)에 합격했으나 벼슬을 단념하고 오직 학문과 후진 양성에 전념했던 분으로, 고종 3년(1866년) 병인양요 때 주전론을 펴기도 하고, 공조참판을 역임하고 내무대신에 추증되기도 했다.
현재 남아 있는 15칸의 선생 생가는 200년 된 한옥 목조 건물로 선생이 이곳에서 태어나서 일생을 마친 집이다. 최익현 등 선비들의 가르침을 받던 곳이기도 하다. 뒷산에 이항로 선생이 주자와 송시열 선생의 유상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던 노산사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