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들녘 남도엔 축제도 풍년일세
황금들녘 남도엔 축제도 풍년일세
[문화일보] 2008년 09월 17일(수) 오후 02:34
축제가 아니라도 남도 땅에는 역사의 자취도 곳곳에 있고, 볼거리도 곳곳에 있는데다, 먹을거리까지 흔전만전해 가을철 남도 땅으로의 여정은 그것만으로도 흥분되는 일이다. 10월 한달 동안 남도로의 여정을 충만하게 채워줄 다채로운 축제들을 모아 소개한다.
박경일기자 parking@munhwa.com
◆ 명량대첩축제 =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에서의 기념비적인 승리를 기념한 ‘명량대첩축제’가 오는 10월11일부터 14일까지 전남 해남군 우수영 관광지와 진도군 녹진 관광지 일원에서 개최된다. 지난해까지는 해남군이 주관했으나 올해부터는 전남도와 해남·진도군이 합세해 축제의 규모가 훨씬 더 커졌다.
올해 축제에는 영화 ‘동승’을 연출한 영화감독 주경중
씨가 총감독직을 맡아 기존의 판박이식 지방축제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축제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100여척의 선박이
진도대교 아래 울돌목 에서 재현하는 해상 전투 장면은 역사적인 고증과 영화적인 상상력이 맞물려 장관을 펼쳐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같은 시도는 관광객뿐만 아니라, 마당극을 준비하는 주민들에게도 축제의 한마당을 펼쳐보이겠다는 의도에서 기획된 것이다. 이와 함께 초대형 강강술래와 평화깃발 만가행렬, 세계 굿페스티발, 국제굿 콘퍼런스 등 굵직굵직한 행사도 함께 열린다.
낙안읍성 민속마을에서 열린다. 축제기간에는 남도 각 지방의 토속음식들은 물론, 새로 선보이는 별미음식까지 차려진다.
특히 전시공간에서는 화순의 두부, 나주의 곰탕, 무안의 육회, 해남의
떡갈비 등 전남지역 22개 시·군을 대표하는 음식을 포함해 1200여종의 음식이 전시된다. 전시뿐만 아니라 일부 음식들은 즉석에서 조리해 축제 참가 관광객들에게 무료로 시식기회도 제공한다.
이와 함께 남도의 내로라 하는 맛의 달인들이 총출동해 손맛을 겨루는 경연대회는 TV드라마 ‘식객’의 재미에 견줄 만하다. 관광객들은 요리경연 작품의 경매행사에 참가해 각 요리의 경매에 참여할 수 있으며, 경매에서 요리를 낙찰받으면 그 자리에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갈대축제 =
순천만은 가을철 특급 여행지로 손꼽히는 곳. 순천만은 어느 계절에 찾아도 좋은 곳이지만, 특히 늦은 가을날 붉은 핏빛 낙조에 물드는 갈대밭 풍경은 장엄하기까지 하다. 갈대축제는 10월28일부터 11월4일까지 순천만 일원에서 펼쳐진다. 축제 프로그램은 ‘낭만’에 바쳐져 있다.
갈대밭의 무대에서 영화음악콘서트와 무용공연 등이 펼쳐지고, 보트장에서는 갈대영화제가 열린다. 갈대배와 갈대빗자루, 갈대피리, 갈대삿갓, 갈대비행기 등 갈대로 만들 수 있는 모든 것이 체험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갯벌체험과 염색체험 등도 곁들여진다.
이와 함께 생태관과 갈대길, 전망대길, 철새탐조길 등에서 문화해설사가 자연생태 등을 자세하게 설명해줘 자녀들과의 생태학습에도 도움을 준다. 인근 송광사의 템플스테이와도 연계해서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행사가 없이도 가을날의 순천만의 풍경은 자연그대로 족하다.순천만의 풍광 중에서 가장 압권은 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본 낙조 풍경.
S자의 갯골을 따라 바다가 빨갛게 노을에 물들 때 배 한척이 포구로 들어오는 모습은 한폭의 그림이다. 노을이 질 무렵 갈대밭을 누비는 선상투어를 이용하거나 자전거를 빌려 타고 갈대밭을 돌아보는 맛도 그만이다.
◆그 밖의 다양한 축제들 =
굵직굵직한 이들 축제 외에도 남도의 곳곳에서 다채로운 축제가 잇따라 펼쳐진다. 10월24일부터 25일까지는 나주의 농경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는 나주 영산강문화축제가 나주시 금성관 주변에서 열리고, 차밭으로 유명한 보성에서는 10월25일부터 26일까지 서편제 보성소리축제가 개최된다. 가을 녹차의 향과 함께 판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드문 기회다.
또 11월1일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장성 백양단풍축제에서는 천년고찰 백양사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오색단풍을 만날 수 있다. 구례 피아골단풍제도 지리산의 짙은 단풍을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남도의 가을 축제고, 해남 대흥사 단풍축제는 땅끝까지 내려간 마지막 단풍을 만날 수 있는 축제다.
장흥 천관산 억새제 역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이 밖에 고산문학축전, 목포바다 은빛갈치축제, 동명동 종합수산물축제, 광양 전어축제, 염산 수산물 소금 젓갈축제, 광양 전통숯불구이축제, 영암 왕인국화축제, 벌교 꼬막축제 등이 깊어가는 가을 내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