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탑 복원공사중 발견된 유물들
석가탑 복원공사중 발견된 유물들
석가탑은 비록 아름답고 우수하긴 하지만, 비교적 중소형 규모의 작은 탑이다. 그러나 1966년 석가탑을 해체, 복원하는 과정에서 놀라울만한 유물이 발견되었다.
2층 탑신 안에 있었던 한변 41cm, 높이 19cm인 사리공, 그 작은 공간 안에18cm의 금동제 사리외함이 비단에 싸인 종이몽치 위에 놓인 채 발견되었다.
이 주위에는 청동비천상(靑銅飛天像)·청동거울, 소형 목탑, 비취굽은옥[翡翠曲玉(비취곡옥)]·구슬·향목 등이 놓여 있었으며, 외함 안에는 계란형의 은제 겹사리합, 금동 네모사리합, 은제 사리내합, 향목제 사리소병, 은제 소합,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 등이 있었다.
또한 어느 것 하나 우수하지 않은 것이 없어 126-1~25호의 국보로 지정되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연구가 계속 진행되자 이 유물들은 우리나라 역사는 물론 세계사를 다시 쓰여지게 하였다. 바로 무구정광 대다라니경의 발견에 의해서이다.
아래의 사진은 국보126-1호로 지정된 은제 사리외함이며 너비 17.2cm, 높이 18cm이다. 용도는 불교에서 신성시하는 사리를 모셔놓는 곳이다.
원래 탑이란 타파에서 유래된 말로, 일종의 묘비라고 할 수 있다. 즉 불교에서 신성시하는 사리를 안치하여 놓는 곳이 바로 타파인 것이다.
은제 사리외함은 4면에 덩굴무늬를 좌우대칭으로 뚫어 새기고, 몸체를 받치고 있는 기단부의 무늬도 뚫어 새겼다.
지붕 위에는 덩굴무늬를 새기고 지붕 꼭대기, 모서리, 지붕마루에는 연꽃으로 장식하였다. 지붕끝에는 나뭇잎모양의 장식을 달아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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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리함의 발견을 통해, 신라 금속공예가 어느 정도 수준에까지 이르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게 되었고, 전체적인 무늬와 구조역시, 신라의 건축양식이나 혹은 문방구류의 장식등을 연구하는 귀중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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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외함 안에는 사리를 보관하는 그릇인 은제 사리합이 있었다. 크기는 지름 6㎝, 높이 11.5㎝ 이고 계란 모양이다.
8세기 중엽의 양식을 보이는 화려한 연꽃무늬와 작은 동그라미를 찍어 만든 어자문(魚子文)이 장식되어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사라합 중에서는 가장 큰 유물이다. |
석가탑의 해체 과정에서 발견된 유물중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역시 무구정광 대다라니경이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목판인쇄본으로 밝혀진 대다라니경은 8세기 중엽에 간행된 것으로, 너비 약 8㎝, 전체길이 약 620㎝ 되는 곳에 1행 8∼9자의 다라니경문을 두루마리 형식으로 적어놓은 것이다.
발견 당시 부식되고 산화되어 결실된 부분이 있었는데 20여 년 사이 더욱 심해져 1988년에서 1989년 사이 대대적으로 수리 보강하였다.
불경이 봉안된 석가탑은 751년 불국사가 중창될 때 세워졌으므로, 이 경은 그 무렵 간행된 것으로 인정된다. 또한 본문 가운데 중국 당나라 측천무후의 집권 당시만 썼던 글자들이 발견되어, 간행연대를 추정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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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쇄물이 발견되기 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인쇄물은 770년경에 간행된 일본의『백만탑다라니』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것은 전문을 다 새긴 것이 아니라『무구정광대다라니경』중에서 발췌하여 새긴 것으로, 판각술에 있어서도『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훨씬 정교하며 글자체가 예스럽고 힘이 있다.
따라서 목판인쇄술의 성격과 특징을 완전하게 갖추고 있는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본이라다.
만약 석가탑마저 소실되었다면, 해체 복원 공사시 발견된 10여점의 국보로 지정된 유물은 물론이고, 세계 최고의 목판 인쇄술을 보유한 우리의 역사 자체가 사라졌을것이다. 그리고 그 영광은 고스란히 일본의 차지가 되었을 것이다.
무구정광 대 다라니경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를 인정받아, 현재 단독으로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유력한 유물이다.
이처럼 불국사는 눈에 보이는 것 뿐 아니라, 미처 우리가 보지 못한 유물들도 모두 품고 있었던 것이다. 모진 시련으로 인해 불에 타기도 하고 세월의 무게로 인해 금가고 무너지도 하였지만, 그러나 불국사는 삼국시대 사찰중 가장 오랜 세월을 살아남아 우리의 역사를 지켰던 것이다.
무구정광대 다라니경 단 1점만으로도 세계적인 가치를 인정받고 있거늘, 그것을 포함한 수 많은 유산들을 수천년간이나 품고 지켜낸 불국사의 가치는 글로는 표현하기조차 힘든 것이다.
출처 : 히스토리아님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