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 2 ; 구성
삼국유사 2 ; 구성
『삼국유사』는 전체 5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내용상으로 대별하면 상·하 양책으로 구분되기도 하는데 역사 사실을 주로 다룬 1, 2권은 상책에 해당하고, 불교사실을 주로 다룬 3, 4, 5권은 하책에 해당한다.
5권 2책으로 구성되어 있는 『삼국유사』는 권과는 별도로 왕력(王曆), 기이(紀異), 흥법(興法), 탑상(塔像), 의해(義解), 신주(神呪), 감통(感通), 피은(避隱), 효선(孝善) 등 9편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제1권에는 '왕력 제1(王曆 第一)'과 '기이 권제1(紀異 卷第一)'이 들어 있고, 제2권에는 편목(篇目)이 따로 없고, 기이 제1과 같은 계통의 사류(事類)가 계속 수록(手錄)되어 있다. 제3권에는 '흥법 제3(興法 第三)'과 '탑상 제4(塔像 第四)'가 들어 있고,
제4권에는 '의해 제5(義解 第五)'가 있으며, 제5권에는 '신주 제6(神呪 第六)'·'감통 제7(感通 第七)'·'피은 제8(避隱 第八)'·'효선 제9(孝善 第九)' 등이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여기서 좀 문제가 되는 것은 제 2권이다. 이에 관해서는 이미 육당(六堂)도 그 해제에서 언급한 바 있지만, 다른 네 권에서는 모두 한 편 이상의 편목이 들어 있는데, 오직 이 제2권에는 권만 있을 뿐 하나의 편목도 들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와 아울러 편목에 있어서도 왕력이 제1이란 서수(序數)인데 기이도 제1이며, 다음에 권2라는 서수가 빠져있다. 그러므로 제2라는 서수가 '기이 권제일(紀異卷第一)'이라고 한 곳에 가든지 아니면 '권제이(卷第二)'속에 들어가든지 그 둘 중에 하나가 해당될 것임에는 틀림없다. 전체를 통하여 보아 이 서수는 유목별(類目別)로 붙인 것 같으므로 동류(同類)인 기이편에 제1, 제2로 나누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왕력 제1이 있으므로 '기이 제2(紀異 第二)'가 되어야 마땅할 것 같다. 그런데도 '기이 권제일(紀異 卷第一)'이라고 한 것은, 기이가 제2에 해당되면서도 그 분량이 많아서 2권으로 나누지 않을 수가 없으므로 기이편 중에서 제1권이 된다는 뜻으로 그렇게 붙인 것이 아닌가 한다.
따라서 '권제이(卷第二)'는 두 번째의 권이기도 하지만, 기이편의 제2권이므로 편목을 따로 둘 필요가 없기 때문에 권수만 나눈 것이라고 볼 수가 있겠다. 이렇게 본다면 유목별(類目別)로 서수를 붙이는 것이 온당할 것이므로 기이를 제2로 하는 것이 옳다고 하겠다.
이상과 같이 보아 『삼국유사』에서는, 권수는 그 편의에 따라 나누었으나 편목은 유별(類別)에 의해서 분류한 것 같음을 알 수가 있겠다. 그러므로 모두 5권으로 되어 있는 『삼국유사』에는 9개의 편목이 들어 있으며, 실제에 있어서 권별(卷別)보다도 그 편목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삼국유사』는 9종의 사류(事類)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내 용
제 1의 「王曆篇」은 新羅始祖 赫居世로부터 後三國의 고려 태조 통일에 이르기까지의 王代와 年表를 圖表式으로 정연하게 보이고 있으며, 그 위쪽과 末尾 부분에 중국의 역대 왕조와 年號를 표하여 시대적인 준거가 되게 하고 있다. 王曆은 현재의 『三國遺事』에서는 篇으로 처리되어 있지 않지만 이는 부록으로써 단순한 연대표가 아니다.
즉 이에는 각 왕의 代數, 즉위 연대, 在位 年數, 陵의 명칭, 所在, 火莽記事, 王母에 대한 기록, 王妃에 관한 기술, 年號의 사용, 준국과의 교섭관계, 國號에 대한 설명, 사찰 건립, 首都의 옮김, 築城, 堤防, 市場에 대한 기록, 外侵 기사 등, 국가적인 중대 사건이 기록되어 있어 단순한 연대 대조표가 아니라 일연의 先代 역사에 대한 지식과 관점을 알 수 있는 한편의 저술이라 할 것이다.
제 2의 「紀異篇」은 고조선 이래로 후백제까지 이르는 우리 고대사의 광범위한 영역을 神異를 바탕으로 하여 1, 2권에 걸쳐 59항목으로 다루고 있다. 권 1은 檀君朝鮮의 古代史로부터 신라의 통일 전인 太宗武烈王대에 이르기까지의 要史 및 秩文을 왕조 중심으로 모은 36항목의 내용이 들어 있다. 권 2는 文虎王法敏에서 駕洛國記 등 통일이후 國亡까지의 신라를 중심으로 하여 백제와 후백제 및 가락 등에 대한 것을 권1의 예에 따라 수록한 23항목이 들어 있다.
제 3의 「興法篇」은 三國에서 불교가 공인되기까지의 불교 전래에 대한 기술로, 이에는 사실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여기도 설화적인 내용이 일부 들어 있지만 대부분 문헌자료에 의거한 것이다.
제 4의 「塔像篇」은 불교신앙의 대상인 石塔, 梵鐘, 佛像, 寺刹에 대한 기록이다. 이는 佛敎文化史에 대한 것으로 기왕의 高僧傳에 없는 내용이다. 여기에도 說話로 전하는 영험적인 내용을 일부 전하고 있으나 寺誌, 金石文 등을 통하여 비교적 구체성이 있는 내용을 전해주고 있다.
제 5의 「義解篇」은 佛敎 敎理에 능통한 승려에 대한 전기이다. 그러나 敎宗的인 철학에 능통한 자만이 아니라 이미 도에 통하여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행동한 고승 이야기, 工藝에 신통한 良志의 전기, 神異를 일으킨 고승의 영험 등이 다루어졌다. 고승전에서 자료를 취하면서도 설화를 함께 실었다.
제 6의 「神呪篇」은 고승들의 신통한 神術力에 대한 설화를 모은 것이다. 이는 「紀異篇」과 더불어 神異的인 내용을 가장 많이 담고 있다. 하지만 「紀異篇」이 王에 대한 설화가 主라고 한다면 「神呪篇」은 승려의 神異에 대한 설화가 主를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제 7의 「感通篇」은 지극한 信心이 인간적인 능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설화를 다룬 것이며 이 篇도 神異로운 내용으로 일관되고 있다.
제 8의 「避隱篇」은 세속적인 부귀를 탐내지 않고 초연히 벗어날 수 있는 사람에 대한 기록으로, 여기에는 승려에 국한시키지 않고 화랑이나 일반 사람도 주제로 포함되어 있다. 기본사상은 모두 世俗事를 영원한 것, 절대적인 것으로 보지 않는 불교의 가르침과 일치함을 강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의 「孝善篇」은 가정의 기본 윤리인 효가 불교에서도 존중되는 덕목이라는 것과 불교적인 선과 연결되는 것이 더욱 값지다는 점을 보여주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