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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에는 역사적 현장이 된 문화유적도 그만큼 많다. 백제의 영산강 유역 진출 이전에 자리 잡고 있던 토착 마한세력자의 무덤인 ‘반남고분군’을 비롯해 고려 태조 왕건과 장화왕후 사이의 로맨스가 배어있는 ‘완사천’이 나주에 있다. 외적의 침입에 대비해 돌로 쌓은 성 ‘남고문’과 나주목의 객사건물인 '금성관', 조선시대 목사가 정무를 보던 동헌 근처의 살림집인 ‘나주목사 내아’ 등도 있다. 백제의 불교전파 경로를 밝히는 중요한 사찰인 불회사와 조선시대 문장가 임제 선생이 아끼던 영모정, 천연염색문화관 등도 있다. 나주는 또 1929년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진원지이기도 하다. 나주는 잠시 다녀오는 여행지로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지금까지 나주가 여행객들의 마음에서 조금 밀려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나주의 역사와 문화를 조금만 알고 나면 금세 사정이 달라진다. 고대 영산강문화를 꽃피웠던 나주에는 곳곳이 유적지이고 거기에 역사의 숨결이 박혀 있다. 그러면서도 크게 치장하지 않고 있는 곳이 바로 나주다.
분열과 파괴, 전쟁…. 그러나 잊혀진 시간. BC 108년의 시간에서부터 나라를 잃은 유민들이 한무제가 설치한 임둔, 진번, 현토, 낙랑 등 한4군 지배체제에 편입되거나 인근 부족국가들로 흩어지게 된다. 고조선의 옛 영토에는 부여, 옥저 등 부족국가들이 생겨나지만 한나라 철기군의 위협 앞에 그들은 같은 민족인 유민들을 거두지 못한다. 고조선의 유민은 젊은 장수 해모수(주몽의 아버지)가 다물군을 이끌고 한나라에 대적하지만 철기 기마군 앞에 그 또한 무너지고 만다. 고조선의 멸망으로부터 BC 37년, 한반도에 첫 민족근대국가가 탄생하기까지의 역사를 그려갈 드라마 〈주몽〉을 이해하는데 있어 철기문명은 중요한 화두가 된다. 대제국 고조선의 멸망과 한민족 분열의 이면에는 한나라의 앞서간 철기문명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몽과 소서노의 고구려 건국 투쟁사는 철기 제작비법을 알아내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의 역사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성곽과 성루 등으로 이뤄진 ‘동부여성’을 비롯해 졸본부여성, 철기제작소, 신단, 해자성문, 저잣거리 등이 들어서 있다. 고대 도시의 성벽, 왕궁, 한옥, 신단, 봉화대, 연못 등도 조성돼 있다. 철저한 고증을 거쳐 반영구적으로 만들어졌다. 장이머우의 〈영웅〉에서 이연걸이 진시황을 암살하기 위해 들어가는 철옹의 요새 진나라 황궁에 비교되는 ‘동부여성’은 성곽과 성루가 웅장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지상 7m 높이의 궁전과 2000평의 실내공간 등은 어떤 사극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규모.
‘졸본부여성’은 소서노의 도움으로 주몽이 고구려를 건국하는 역사적인 장소다. 철이 세계를 좌지우지할 절대 유일의 힘이었던 당시, 그 철이 탄생되는 공간은 그만큼 위험하고 신비로운 베일의 장소였다. 그래서 ‘철기제작소’는 환상과 역사가 결합하는 매력의 공간으로 만들어냈다. ‘신단’은 영산강 물줄기 등 주변 자연경관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에 들어서 있다. 제사장이 신과 하나 되는 공간인 만큼 자연의 힘과 아름다움이 모두 절정으로 느껴지도록 로케이션이 채택됐다. 성벽 밖에 수로가 있는 ‘해자성문’은 내리고 올리는 육중한 성문으로 국내에서 처음 재현돼 귀중한 볼거리가 되고 있다. 기와집들로 꾸며진 귀족가옥과 서민들의 집단 거주촌으로 초가집이 즐비한 저잣거리는 타임머신을 타고 그 당시로 떠나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오픈세트 전경과 주변 영산강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전망대도 세워지고 있다.
나주시는 드라마 〈해신〉으로 완도군이 쏠쏠한 재미를 본 그 이상으로 〈주몽〉이 나주에 큰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나주시는 〈주몽〉이 촬영되는 이곳 세트장과 가까운 다시면 회진리 일대에 백제촌도 세우는 등 삼국시대를 주제로 한 드라마 테마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국내 최초의 삼국시대 민속촌과 촬영장을 만들어 당시 시대상과 생활상을 체험하고 엿볼 수 있도록 하고, 반남고분군 등 주변의 역사유적과 연계한 관광코스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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