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따라서 훌쩍 떠나는 테마여정

실비단 폭포의 비경

창현마을 2006. 2. 19. 23:20

 

 


이슬 방울을 이어 만든 실로 베를 짰다면 그 베를 실비단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지리산 뱀사골 실비단 폭포입니다. 도깨비 뉴스에 가끔 멋진 사진을 올려 주는 '호크'님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려 놓은 사진입니다.

'호크'님은 이 사진을 2004년 7월 촬영했습니다.  이 사진은 등산객 혹은 행락객이 운동삼아 재미 삼아 지리산을 찾았다가 찍은 그런 단순한 사진이 아닙니다. 많은 사진 애호가들이 그렇지만 '호크'님은 이 사진을 건지기 위해 24시간이 넘는 시간을 눈 한번 못 붙여 본 채 갖은 고생을 다 하며 찍었습니다.

작년 7월 16일 오후 대구 북구의 집을 출발해 새벽 1시 30분 지리산 IC 통과, 새벽 2시30분경 등산 시작, 비 내리는 새벽 6시경 촬영, 산행 시간만 왕복 8시간이 걸렸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바위에는 녹색 이끼가 많이 자라고 있습니다. 여느 산에서는 이제 보기 힘든 모습이죠. 이끼는 오염된 물, 오염된 공기 속에서는 자리지 못한다고 합니다. 얼핏 보면 바위가 온통 이끼로 뒤덮혀 있는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이끼가 벗겨지고 바위가 속살을 드러낸 부분이 많습니다. 여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 2000년경만 하더라도 이곳은 전인미답(前人未踏) 처녀지였습니다만 한 일간지에서 이 비경을 소개한 뒤 많은 사람이 몰려 들어 밟아 대고 일부는 이끼를 퍼 가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그뒤 이 곳은 한때 습기많은 일반 계곡같은 음침한 모습으로 변해 사람들 사이에서 잊혀졌으나 그 잊혀진 시간 동안 이 만큼이나마 복원이 된것이라고 합니다.

다음은 호크님이 "실비단 폭포에 몇 번을 가더라도 이런 모습은 보기 어려우니 힘들여 찾아 가려 하지 말고 사진으로 감상하라"며 보내 준 사진들입니다.







호크님은 실비단 폭포 가는 길을,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도깨비 뉴스에서는 공개하지 말아 줄 것을 당부하면서 꼭 가야 겠다면 물 한방울, 풀 한포기, 이끼 한올 다치게 하지 않겠다는 것을 다짐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런 분이 홈피를 찾아 온다면 친절하게 길을 안내 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호크'님은 실비단 폭포를 가더라도 여러가지 조건이 맞지 않으면 이런 사진을 촬영할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첫째는 장마철 처럼 우기에 가서 비온 뒤 물이 많을 때 찍어야 합니다. 실비단 폭포에 물이 없는 사진이나, 물이 있어도 조금씩 흘러 내리는 경우 제대로 된 실비단 폭포라 할 수 없다고 합니다.
둘째는 해가 뜨기 전에 찍을 것. 위 사진은 이끼가 녹색으로 잘 나온 편이지만 해가 떠서 이끼들을 비추게 되면 사진이 전체적으로 누렇게 변해 보는 느낌도 그렇고 사진의 색감이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출처 : http://hawk.pe.kr/
도깨비뉴스 리포터 거북이맞 feelsogood@dkbnews.com

사진을 촬영한 호크님은 이 사진들을 모두 퍼 가도 좋지만 반드시 출처를 표시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퍼갈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 샹스님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