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머무는 여행지

완도

창현마을 2005. 8. 22. 10:01

 

 

                   '해신'의 땅 완도 일주

 

장대한 드라마 세트장

살아있는 역사 교과서

자운영의 보랏빛 향연
 촬영장 주변 경관 일품

 

 

 





 

 
  완도 가는 길에 만나는 보랏빛 자운영 군락지.
 
  
최근 완도는 주말마다 몸살을 앓고 있다. 그간 인기리에 방영되던 드라마 '해신'(KBS 2TV 수·목요일 방영)의 종영일(25일)이 다가오면서 촬영장면을 한번만이라도 보기 위해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구름같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제작비만 150억원으로 국내 최대 규모, 최수종 채시라 송일국 수애 등 정상급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는 데다 촬영장 주변의 자연경관이 워낙 빼어나고, 세트장 또한 탄탄한 영구건물이어서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거기에다 보랏빛 자운영이 흐드러지게 활짝 핀 계절의 여왕인 5월까지 겹쳐 주말이면 인산인해를 이룬다.

취재 당일 세트장 입구에서는 조그만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었다. 알고보니 촬영 중에는 절대 들어올 수 없다는 주최측과 멀리서 왔는데 이렇게 막으면 어떻게하느냐는 관광객의 상충된 목소리였다. 드라마 '해신'의 세트장이 그만큼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방증이다.



#1200년전 신라방과 청해진을 둘러보다

한·중·일을 연결하는 장대한 해상항로를 개척한 해상 무역왕이었건만 우리 역사교과서 한쪽 귀퉁이에 짤막하게 소개돼 있는 장보고. 그가 해상왕국을 이뤘던 완도에서 1200년 뒤 드라마 '해신'을 통해 영웅으로 다시 태어났다.

해신의 촬영장소는 두 곳. 내륙의 군외면 불목리와 바닷가인 완도읍 소세포. 촬영지 두 곳을 둘러보면 자연스레 국립공원 다도해의 아름다운 해안풍광을 즐기며 섬을 일주하게 된다.

찾기도 아주 쉽다. 완도대교를 건너 왼쪽으로 5분 정도 거리에 불목리 세트장이 있고, 거기서 해안도로인 13번 국도를 따라 달리면 소세포 세트장을 만난다. 이정표가 친절하게 잘 돼 있어 길찾기는 문제없다.

원불교 완도청소년훈련원 내에 조성된 9000평 규모의 불목리 세트장은 중국땅이지만 신라인들이 많이 거주했던 '신라방'을 재현했다. 이곳에는 장보고가 중국에서 활동하던 시절의 장면을 주로 찍었다.

고개숙여 자는 스님의 모습을 닮았다 해 붙여진 숙승봉 돌출바위 아래 조성된 신라방 세트장에는 본영을 비롯 설평상단과 이도형상단의 무역물품과 상인숙소, 정화여각 등 42채의 당나라풍 건물과 저자거리가 조성돼 있어 마치 중국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건물과 건물 사이에는 대규모의 수로가 만들어져 있고, 그 수로를 따라 조그만 배 2척이 떠있다. 드라마 종영이 다가오면서 촬영이 없는 날에는 관광객들이 이 배를 타볼 수 있게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 수로에 비단잉어를 방류해 볼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촬영장 끄트머리에서 신라방 세트장을 바라보면 숙승봉 돌출바위와 하늘을 향해 치솟은 푸른 대나무숲, 당나라풍의 건물, 수로를 떠다니는 배가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산기슭 아래의 초승달형 해안에 들어선 '청해진'은 아담한 포구지만 규모는 신라방보다 훨씬 넓은 1만5000평. 백사장의 모래질이 뛰어나 여름철 피서지로 인기가 있고 포구 앞으로 흑일도 백일도 동화도 등의 섬이 이어지고 그 뒤로 해남 땅끝마을도 볼 수 있다.

이곳에선 장보고의 청년시절과 바다를 배경으로 한 해전장면, 그리고 장보고가 마침내 당나라에서 신라로 돌아와 명성을 떨치는 청해진의 활약상도 촬영했다.

호수처럼 잔잔한 포구에는 선착장을 중심으로 통일신라와 당나라 양식의 선박 10여척이 한가로이 떠 있고 포구 주변에는 군영막사 및 망루, 그리고 골목골목을 이루며 들어선 수십 채의 초가집이 마을을 이루고 있다.

특히 청해진 촬영장은 해안도로와 아주 가까이 있어 촬영이 있을 경우엔 촬영장과 해안도로변의 관계자가 워키토키로 연락해 차량 통행을 일시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또 한가지. 이곳은 신라방 세트장과 달리 입구 주차장이 마련돼 있지 않아 주말이면 해안도로 일대가 주차전쟁으로 몸살을 앓으니 어느 정도의 고생은 각오해야 한다.

완도군 문화관광과 장보고 선양계(061-550-5362)에 따르면 매주 월·화요일만 촬영이 없으며, 구체적인 촬영일정은 미리 확인하고 와야 촬영장을 여유있게 둘러볼 수 있다고 한다.



#진짜 청해진 유적지 장도

장보고의 해상왕국 청해진의 유적이 발견된 곳은 섬 동쪽에 위치한 무인도인 장도. 완도의 해신 촬영장에 와서 이곳을 외면한다면 앙꼬빠진 찐빵을 먹은 셈.

바로 이 장도의 존재야말로 완도가 단순한 드라마 세트장이 아닌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으로 장삼이사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진짜 이유이다.

완도 본섬에서 가장 가까운 장좌리와는 불과 100m 정도 떨어져 있다. 썰물때 바닷물이 빠져나가면서 형성되는 모래톱으로 걸어가면 된다. 때문에 물때표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이곳이 청해진으로 입증된 단초는 1959년 태풍 사라호. 이 때 천년세월 바다속에 묻혀있던 목책이 그 모습을 드러낸 것. 조사결과 목책은 50㎝ 간격으로 1000여개가 섬 해안을 둘러싸고 있다. 재밌는 점은 당시 목책의 용도를 모르던 주민들이 이를 땔감으로 사용했다는 것. 고성 상족암 공룡발자국 화석이 박혀있는 평평한 반석을 주민들이 구들장으로 사용한 것과 같은 이치였으리라.

이외에도 우물과 토성이 발견돼 현재 발굴조사가 한창이다.
 

섬을 한 바퀴 도는데 30분이면 충분하다. 망루에 오르면 섬 전체 뿐만 아니라 강진만과 다도해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동행한 군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청해진 군사는 주로 본섬에 주둔했고 장도에는 본영과 해상망루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반도 남쪽 끝 조그만 섬이 드라마 한편으로 새로이 부각되다니…." TV의 위력에 새삼 놀랄 뿐이다.
 
  통일신라시대 당시의 청해포구를 재현한 완도 소세포 해안가의 드라마 '해신' 촬영장.




잠은 여기서…
땅끝 테마파크
일몰·일출 다 보여


숙소는 일정에 맞게 완도 해남 강진에서 묵으면 된다.

완도에는 섬 남동쪽의 완도읍에 여관이 몰려있다. 호텔로는 역시 완도읍에 위치한 씨월드관광호텔(061-552-3005)이 있다. 해수탕이 유명하다.

완도까지 왔다면 반드시 들를 곳이 바로 국토의 최남단 땅끝마을. 이곳에는 땅끝테마파크(061-535-1000)가 있다. 해돋이와 해넘이를 동시에 볼 수 있다. 이곳은 또 거북선 모양의 건물에 한식당과 레스토랑이 있다.

저렴하면서도 독특한 숙소도 있다. 해남 대흥사 입구의 한옥여관 유선관(061-534-3692). 창호문의 객실과 뒷마당의 계곡과 장독대, 은은히 들려오는 우리 소리의 운치는 그만이다. 절과 가까워 새벽이면 도량석과 예불소리도 들을 수 있다. 강진에서 해남가는 도암면에 위치한 아미산모텔(061-433-2136)도 추천한다. 초등학교를 개조했기에 새소리와 함께 아침을 맞을 수 있는 자연속의 숙소다.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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