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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대섬 앞바다, 고려청자 운반선 발견

창현마을 2007. 8. 3. 22:43

 

 

 

태안 대섬 앞바다, 고려청자 운반선 발견
 
 
[오마이뉴스] 2007년 07월 24일(화) 오후 04:16
 
 
[오마이뉴스 신문웅 기자]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고려청자 수천 점을 실은 운반선이 발견돼 학계에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4일 오전 11시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태안군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태안군 근흥면 정죽리 대섬 앞바다 일대에서 고려청자 수천 점을 적재한 채 침몰한 고선박 한 척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 기자회견장에서 공개된 고려 청자들.
ⓒ2007 신문웅
지난달 주꾸미 잡이를 하던 어부가 어로 작업 중 고려청자 5점을 발견했다. 어부는 태안군과 문화재청에 신고를 했고, 수중 인양 발굴 작업을 담당한 문화재청 국립해양유물전시관(관장 성낙준) 수중 발굴 팀은 지난 4일부터 본격 발굴에 들어갔다. 이어 5일에는 인근 해역에서 400여점의 고려청자를 발견하는 성과를 올렸다.

급기야 대섬 앞바다 일대를 수중 조사한 결과 고려청자를 수천 점을 적재한 채 침몰한 운반선을 발견하게 된 것.

기자회견을 통해 유 청장은 "현재까지 추정되는 청자만 해도 3000여점이 넘어 적게는 8000점에서 많게는 3만점에 이르는 등 신안 보물선에 육박하는 귀중한 발굴"이라며 "더욱이 신안 보물선은 중국 선적 이였으나, 이번의 운반선은 한국 선적으로 12세기 선박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12세기 고려청자의 모든 종류가 총망라되었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유 청장은 "오는 8월 초부터 12월까지 정밀 발굴을 해보면 상감청자도 나올 가능성도 있다"며 "문화재청의 관련 예산을 총 투입해서라도 보물선을 복원하고, 고려청자 발굴 작업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수중 탐사팀 관계자에 따르면 "청자 운반선은 동서 방향으로 침몰된 것으로 보인다"며 "선체 잔해는 동서 7.7m, 남북 7.3m에 걸쳐 뚜렷하게 남아있으며, 외판(폭 40cm, 두께 6cm)과 멍에형 가룡 부속구, 저판추정 목재 일부, 그리고 가공하지 않은 원통목과 석제 닻장 등이 육안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 탐사팀이 촬영한 수중 유물들.
ⓒ2007 신문웅
이에 대해 고선박 전문가인 최향순 서울대 교수는 "자세히 살펴보아야 알겠지만 비디오 상으로만 보아도 배의 길이가 20m는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고려조 한선의 역사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침몰 운반선에는 2000점 이상을 헤아리는 고려청자가 종횡으로 열을 이룬 채 발견되었다. 대접과 접시가 주종을 이루지만, 과형주자(오이씨 모양 주전자), 항(缸.항아리), 발(鉢.바리), 단지 등처럼 이전 수중발굴에서는 확인되지 않던 다양한 기종도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중 발굴팀 관계자는 "현재 육안으로 확인한 고려청자는 기종과 기형이 다양하고 문양, 유약, 태토, 번조기법 등이 우수한 점으로 보아 전라도 강진에서 생산해 왕실을 비롯한 지배층을 소비자로 하는 개경을 향해 항해하다가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수중 발굴의 어려움으로 사리 때는 작업을 못하게 됨에 따라 지난 6월 7일부터 오는 12월 6일까지 이 일대를 중요문화재(사적)로 가지정하고 태안해경, 태안군청 등 유관 기관에 불법 인양을 막기 위해 현장에 대한 감시 경계를 요청한 상태이다.

한편 문화재청 관계자는 "8월부터 실시되는 정밀 수중발굴조사가 이루어지면 고려청자의 생산과 유통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연구 자료가 될 것이다"며 "전통 한선의 조선기술 및 발달사 연구에 새로운 자료를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